코로나19와 디지털 전환 패러다임 (다운로드 : 499회)

박강민 선임연구원 gangmin.park@spri.kr

해를 넘긴 코로나19의 상황은 우리 경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나라의 연간 실질 GDP 성장률은 추세대비 3%p 이상 낮아졌으며, 고용 역시 약 46만 명 감소했다1. 과거 IMF 외환위기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경기 침체에 해당하는 큰 경제위기라 할 수 있다2. 세계 무역 규모는 2020년 전년 대비 10.6% 감소해3 외환위기(2.4%) 보다도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한편 경제가 역성장하는 상황에서 디지털 전환의 패러다임은 가속화되면서 우리 산업과 사회의 구조적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디지털 기술은 코로나19의 확산 방지에 적절히 활용되면서 위기 극복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네이버 클로바의 인공지능 음성 로봇이 코로나19 능동 감시자에게 발열과 호흡기 증상을 확인함으로써 의심 환자를 관리하는 행정부담을 줄이는데 기여한 사례는 이미 잘 알려졌다. 이외에도 마스크 재고 수량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부터 잔여 백신을 예약하는 시스템까지 디지털 기술이 코로나19의 확산방지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로 최근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 등에 방역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협력하는 등 대외적인 성과도 내고 있다. 또한 디지털 기술은 자칫하면 멈출 수 있었던 우리의 삶을 계속 지속할 수 있도록 했다. 딜리버리 히어로가 공개한 배달의 민족 주문건수는 2019년 대비 2020년 75%가 증가해 7억 2천 900만 건을 기록했으며, 쿠팡, SSG 닷컴, 11번가, 마켓컬리와 같은 온라인 유통기업은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 작년 12월 주문마감율이 100%에 달하기도 했다4. 이렇듯 가속화 되는 디지털 전환은 우리의 삶과 산업의 모습을 변화시키고 있다. 본고에서는 코로나19로 가속화 되는 디지털 전환의 사례와 이에 따르는 구조적인 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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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빨라진 디지털 전환의 모습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기업들의 온라인 진출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야 나델라는 2년에 걸친 디지털 전환이 단 두 달 만에 일어났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그 속도가 빨라진 분야는 바로 유통 분야이다. 디지털 전환에 다소 소극적이던 오프라인 기업이 코로나19의 위기에 대응하기 적극적으로 온라인으로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GS는 리테일과 홈쇼핑을 합병하면서 유통산업의 온오프라인을 연계하고 있고, 롯데쇼핑은 중고나라를 인수하면서 온라인에 진출했다. 사업부문의 조정 뿐만 아니라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들은 온라인에서 주문한 물건을 매장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히 온라인 오프라인의 통합인 옴니채널 구축을 넘어 도심 내 물류허브로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으로 전환했다. 대표적으로 오프라인매장을 온라인 배송 센터로 변화시키고 여기에 인공지능을 도입해 도심 물류를 효율화하고 있다5. 쿠팡등 온라인 유통 업체들이 배송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배송에서 나아가 라이브 스트림 쇼핑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쇼핑을 시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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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솔루션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진화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원격교육 등이 본격화되면서 이에 관련된 비대면 솔루션은 이제 블루오션 산업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작년 영상회의 솔루션에 머무르던 재택근무는 이제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내용 감지 카메라(원격회의를 진행할 때 화이트보드에 적힌 내용을 감지해 화면에 띄우는 기능), 라이브 캡션(화상회의 중 참가자들의 대화내용을 자막으로 표시하고 회의록으로 작성), 실시간 번역, 맞춤 배경 등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2019년 402억 45조달러(약 45조 4,000억 원)에 머물렀던 협업 솔루션 시장은 2020년 430억달러(약 48조 5,000억 원)을 넘어 2023년에는 483억달러(약 54조 5,548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카카오, 네이버, NHN, 삼성SDS 등 대부분의 IT 기업들이 협업 솔루션 시장에 진출했다. 온라인 교육도 원격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가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EBS의 ‘온라인 클래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의 ‘e학습터’ 서울시 교육청의 ‘뉴쌤’, 구글의 ‘구글 클래스룸’ 마이크로소프트의 ‘MS팀즈’, 네이버의 ‘웨일스페이스’등이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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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을 맞을 것으로 예측되었던 공유경제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공유경제는 다른 사람들과 공간이나 재화를 공유해야 하는 특성상 코로나19의 가장 큰 타격을 입는 분야라 인식되었다. 하지만 공유경제에 새로운 가치를 더해가면서 다양한 비즈니스가 코로나19를 오히려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공유주방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코로나19로 배달음식 시장이 커지면서 주방설비와 배달 대행업체를 공유하고 식재료를 공동구매 할 수 있는 공유주방이 외식업체의 주요 비즈니스로 성장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위쿡, 배민키친, 고스트키친, 헬로키친 등이 대표적이며, 최근에는 대기업도 공유주방에 참여하고 있는 추세이다. 사무실 공유 서비스도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 원격근무 등이 활성화 되면서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패스트파이브 등 15개가 넘는 공유사무실 브랜드들이 사업 중이며, 한화의 드림플러스, 롯데의 워크플렉스, LG의 서브원 등 대기업도 가세하고 있다. 사무실 공유 업체는 소기업으로는 제공하기 어려웠던 어린이집, 직원교육 등을 공동으로 제공하면서 새로운 가치도 창출해 내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메타버스로 진화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 또는 CPS(Cyber Physical System)은 현실을 3차원으로 모방하는 데 집중했다. 대표적으로 싱가포르의 버츄얼 싱가포르(Virtual Singapore)는 싱가포르를 가상 공간에 그대로 구현했고, GE의 프리딕스(Predix)는 공장을 가상현실에 옮겨 현실에서 벌어질 고장을 예측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거리두기가 늘어나면서 디지털 트윈을 넘어 메타버스의 유행을 촉발했다. 메타버스도 디지털 트윈과 같이 가상의 공간에서 현실세계를 구현하는 것은 유사하나 가상현실 플랫폼에서 참여자들과 여러 기업들이 협력하면서 현실 세계와 유사한 상호작용이 가능해지기 시작했다. 예를들어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서는 블랙핑크의 사인회, 네이버의 신입사원 연수가 진행되고 있고, 대학 입학식도 메타버스에서 진행된다. 구찌, 나이키와 같은 현실 세계의 브랜드를 구매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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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구조적 변화

오프라인 업체의 온라인 진출, 비대면 솔루션 시장의 성장, 공유경제의 재등장, 메타버스의 확대와 같은 코로나19가 촉발한 디지털 전환은 궁극적으로 산업의 구조적인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즉, 코로나19가 촉발한 구조적 변화로 인해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그 이전과 같이 돌아가기 어렵게 만들 것이다.

① 플랫폼으로의 경쟁구조 변화

가장 큰 변화는 플랫폼 경쟁이 더욱 빠르게 심화되는 것이다. 물리적 자산을 보유해 경쟁우위를 확보하던 에너지와 자원, 대형 유통기업들은 코로나19 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들은 닥쳐오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그들의 자산을 빠르게 변화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9년 시가총액 상위기업에는 에너지와 대형 유통 기업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아마존, 구글 등 거대 플랫폼 기업들이 이끌고 있으며, 이들 플랫폼 기업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이 코로나19의 위기에도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물리적 자산으로 경쟁우위를 가진 기존의 기업과 다르게 여러 경제주체 간 파트너십으로 경쟁우위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위기에 기존 파트너쉽을 이를 지렛대로 삼아 새로운 파트너쉽을 만들고 위기에 대응하면서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를 생태계 이점(ecosystem advantage)이라고도 하는데, 플랫폼 기업은 이 생태계 이점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데 유리하며6, 위기상황에 새롭게 창출하는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다.

이렇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플랫폼을 융합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이 융합 플랫폼은 과거 비용 절감과 생산성 제고의 하드웨어 플랫폼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와 같은 운영체제 플랫폼 그리고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SNS 플랫폼 이후 등장한 새로운 플랫폼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이 융합 플랫폼은 과거 수요공급을 연결하던 플랫폼에서 나아가 점차 여러 주체와 협력하면서 다양하게 진화하는 특성을 보인다.

융합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배달의 민족, 요기요와 같은 배달앱 플랫폼이다. 배달의 민족은 배달 음식의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단순한 거래처에서 이제는 다양한 산업을 융합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우아한 형제들은 배민 프레시, 배민 쿡, 웅가솜씨 등을 인수해 직접 식품을 제조하고 있으며, ‘집밥의 완성’, ‘배민의 발견’과 같은 PB 상품까지 출시하고 있다.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인 쏘카 역시 수요 공급을 중개하는 단순한 렌트카 플랫폼에서 가맹 택시, 대리운전 중계 등의 영역으로 진출했다. 최근 쏘카는 비대면 중고차 판매 플랫폼인 캐스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는데, 고객에게 최종 판매되기까지 20일로 일반 중고차 매매상사의 판매 소요일수의 1/3에 불과할 정도로 빠른 회전율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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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가치사슬에서 가치 네트워크로의 변화

코로나19로 인해 벌어지는 또 다른 변화는 가치사슬의 변화이다. 그간 전통적인 공급 가치사슬이라하면 연구개발, 기획, 생산, 유통 등 전 단계가 선형적으로 이뤄지고 각 단계에서 가치가 창출되는 구조였다. 이러한 공급 가치 사슬 내에서는 생산은 선형적이어서 연구개발과 기획은 선진국에서 생산은 개발도상국에서 하는 분업 체계였다. 그러나 원가절감과 효율성 제고를 위한 분업구조가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한 상황에서 한계를 보여주면서 이를 극복할 다양화된 공급 가치사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선형적 가치사슬은 가치 네트워크로 변화하고 있다.

여기에 빅데이터와 IoT,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복잡한 네트워크의 관리가 가능해지면서 이러한 변화를 더욱 가속화 하고 있다. 물론 그간의 선형적 가치사슬에서도 디지털화는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이 가치사슬에서의 디지털화는 정보를 빠르게 유통하여 재고를 최소화하는 것이나 공급망 관리를 최적화 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그러나 최근에 부상하는 가치 네트워크에서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술 등을 활용하여 복잡성을 처리하고 공급 네트워크의 반응성과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 디지털화의 핵심이 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서 더 이상 비용 절감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공급사슬의 분업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즉 글로벌 분업구조의 재편에 우리가 대응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 갈등과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리쇼어링, 부품 공급의 다변화, 지역화 등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와 함께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지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될 것이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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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점

코로나19가 가속화 하는 경쟁 구도의 플랫폼화 그리고 가치 네트워크의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UC버클리의 데이비드 J. 티스(David J. Teece) 교수는 이러한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내외부 역량을 통합·구축·재구성 하는 동적역량(Dynamic Capabilities)을 강조했다. 즉 기업의 혁신 경쟁력은 변화를 감지하고 적응하는 데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현상을 넘어 우리가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는 동적 역량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 1 2019년 추세 대비 2020년 수치, 코로나19가 2020년 초에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그 영향의 크기를 이전의 추세 대비 비교한 수치로 다른 요인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음(산업연구원, 2021.5.10.)
  • 2 산업연구원(2021.5.10.) 산업경제이슈: 코로나 팬데믹 이후 1년의 한국경제
  • 3 1~3분기 기준, 전국경제인연합회(2021.2.9.) 코로나19 이후 세계 교역·투자 변화와 대응
  • 4 머니투데이(2020.12.17.) 3단계 임박에, 새벽배송 주문건수 20%↑ ... e 커퍼스 “품절 막아라”
  • 5 한경비즈니스(2021.2.3.) 이마트 PP센터, AI도입 후 효율 70% 향상 ... 예전엔 하루 3만 보 ‘종종 걸음’
  • 6 Greeven, Yu(2020.6.1.) In a Crisis, Ecosystem Businesses Have a Competitive Advantage, Havard Business Review.
  • 7 하나금융연구소(2021.1.28.) 코로나19 , 글로벌 밸류 체인(GVC)의 충격과 한국 산업의 리밸런싱 방향

키워드 코로나19 월간 SW중심사회 2021년 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