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의 SW안전 이니셔티브를 준비하자 (다운로드 : 83회)

우리가 이니셔티브(Initiative)를 자신을 둘러싼 환경변화를 인식하고 그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이라는 의미로 사용한다면, 그것은 정부의 역량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 이는 산학연이 모인 추진체계로 드러나거나 정부의 규정이나 정책, 프로그램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2019년 2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미국의 선도적 지위와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하기 위해 ‘Maintaining American Leadership in Artificial Intelligence’에 관한 행정명령 (Executive Order)에 서명하였다. 인공지능을 통해 미국의 경제성장을 유도하고, 국가안보를 제고하며, 삶의 질을 고양할 것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연방정부가 적극적인 정책 역할을 통해 인공지능 시대의 세계적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비전을 천명한 것이다.

본 행정명령에는 5가지 원칙(Principals)과 6가지 전략목표(Strategic Objectives)를 제시하고 있다. 원칙에서는 미 정부 차원의 추진방향을 제시하고 전략목표에서는 업무분장에 따른 관계 행정기관이 달성해야 하는 목표를 명시하고 있다. 이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 분야의 기술발전을 이끌고 인공지능 생태계의 활성화를 유도함으로써 ‘American AI Initiative’의 비전을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제 세계 주요국들은 AI에서 글로벌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 상황에 놓여 있으며 인공지능을 비롯한 SW신기술 분야에서 다양한 이니셔티브를 구상하고, 공표하고, 실현해 가고자 많은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구체적으로 실현될수록 우리는 광범위하게 인공지능과 공존하게 될 것이다. AI는 더욱 정밀하게 인간의 노동을 대신할 것이고 고도화된 의사결정 지원자로서의 역할을 뛰어넘어 결정자 역할마저도 담당할지도 모른다. AI는 상호 유기적으로 결합된 대규모 복잡계 시스템을 운영함에 있어서 스스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상황을 판단하며, 제어하게 될 것이다.

이제 나날이 고도화될 AI 시대를 대비하는 우리에게 중요한 것들 중 하나는 그러한 사회가 과거 어느 때보다 안전하게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다. 기술혁신의 시대적 변화상을 적극적으로 인식하고 인공지능의 오류로부터 발생되는 위험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AI 시대의 SW 안전 확보 이니셔티브를 마련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국민 모두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혁신이 가져다주는 수많은 편익들을 보편적으로 누릴 수 있어야 함과 동시에, 그로 인해 발생되는 예측하기 힘든 위험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아야 한다. 안전보장, 그것은 국민의 권리이자 국가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스마트공장, 공유경제 등 SW를 통한 기술혁신이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가고 SW가 우리의 일상으로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시점에서 SW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은 더 이상 기술진보와 함께 ‘고려할 만한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함께 고려해야 하는’ 문제인 것이다.

이미 우리는 SW 중심사회를 넘어 AI 기반의 지능정보사회에 진입하였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지능정보사회에서의 안전을 확보하기에는 법제도적 기반이 미흡하고 산업에서는 SW 안전에 대한 투자가 미약하다. 무엇보다 SW 안전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다는 지적이 많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이나 정보통신기반보호법이 있으나 SW 안전에 대한 세부내용이 없어 구체적인 정책노력을 기울이기 어렵고, SW신기술 도입을 통한 생산성이나 효과성 향상에 밀려 SW 오류로 인한 인적·물적 피해들에 둔감한 상황 등을 개선하기 위해 SW 안전 확보 이니셔티브를 준비해야 하는 당위성이 크다.

SW 안전 확보를 통한 국가 안전 제고, 국민 삶의 질 향상, 디지털전환 시대의 안전한 산업 활성화, 그리고 SW 안전 산업의 육성 등 국가 차원의 비전을 제시하고, 법적 근거를 토대로 추진할 수 있는 이니셔티브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첫째, SW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뿐만 아니라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행정안전부를 포함하여 SW가 활용되고 있는 모든 분야의 관계부처와 그 소속기관이 참여하여 SW 안전 정책을 논의하는 정부협의체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둘째, 각 산업 분야에서 SW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요구사항을 보다 면밀히 검토하고 토론할 기회를 빈번히 마련하여야 한다. 셋째, 그러한 요구사항을 해결하고 실질적으로 활용하도록 SW 안전 기술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확대시켜야 한다. 넷째, SW 안전 개념을 보다 확산함으로써 사회 전반의 SW 안전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 생활밀접형 SW 안전에 더 많은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SW 안전 확보를 위한 노력들이 집행력을 가진 하나의 이니셔티브 안에서 추진될 때, SW 안전이 일관성 있게 국가 전반에 자리잡을 것이라 믿는다. 서두에 미국의 ‘American AI Initiative’를 예로 든 것 또한 명확한 추진방향, 구체적인 전략목표, 역할과 책임 등이 담긴 정책문서가 행정명령으로서 일련의 의무감을 부여하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안전은 인권이다’라는 말이 크게 와 닿는다. 그런 의미에서 SW 안전 확보를 위한 이니셔티브를 준비하는 것이 지능정보사회를 영유하는 우리에게 인권을 실현하는 하나의 방법임을 인정한다면, 이는 지금보다 훨씬 더 시급하고 절박한 문제가 아닐까...

키워드 월간SW중심사회 2019년 10월호 이니셔티브 인공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