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곤 투비소프트 대표
  • 공영일퇴사(쓰이지않음) 역대연구원
날짜2015.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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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형곤 투비소프트 대표
    • “소프트웨어의 핵심축은 사람·브랜드·생태계”
    • “전 세계 UI·UX 시장 점유율 20%가 목표”
    • 영화 ‘어벤져스2’에는 각기 다른 능력을 갖춘 영웅들이 등장한다. 현실의 한계를 돌파할 힘의 원천이 팀워크에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이 영화에 관객들의 반응이 뜨겁다. 닷컴 버블이 붕괴되던 2000년 당시 김형곤 대표는 공학경영 전문가인 최용호 대표, 기술적 혜안을 가진 송화준 CTO, 경영전략 전문가 김영현 넥사웹재팬 대표와 손잡고 투비소프트를 설립한다. 지난 힘든 시기를 함께 헤쳐나가며 다져진 신뢰로 최강의 라인업을 지켜온 그들은, 투비소프트를 세계 최고의 비즈니스 UI·UX 기술력을 보유한 대한민국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만들었다. 그 사이 4명이던 회사는 270여 명의 임직원이 힘을 합치는 회사로 커졌고, 20% 이상의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투비소프트가 15년간 쌓아온 성공 비법이 궁금했다.
    • 소프트웨어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 우리 회사는 기업용 UI·UX 플랫폼을 만드는 회사다. 쉽게 말해 소프트웨어 개발을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다. 여러 제품을 출시했지만, 시대순으로 발전시켜온 거라서 큰 축에서는 하나라고 보면 된다. UI는 결국 사람과 컴퓨터 간의 상호작용이고, UX는 경험을 강조한 개념이다. 사람은 아날로그, 컴퓨터는 디지털이라고 보았을 때 아날로그적인 인간이 디지털 장비를 사용할 때 얼마나 쉽게 다량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줄 것이냐가 관건이다. 단순히 보기 좋은 디자인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용성을 제대로 해결해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 UI·UX의 핵심이다. 따라서 제품 개발만으로는 부족한 면이 있어 서울대학교와 함께 사용자의 경험을 제품에 녹여내기 위한 연구를 지속해오고 있다. 이 분야 기술은 끊임없이 진화한다. 제품의 수명이 10년을 넘기기 어렵다. 그래서 투비소프트는 5년 단위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그 신제품이라는 게 세계 최초의 제품이었던 적은 없다. ‘넥사크로플랫폼(nexacro platform)’을 출시할 당시에도 HTML5 관련 제품이 이미 많이 있던 상황이었다. 다만 우리에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아키텍처를 가진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다는 원칙이 있다. 새로운 트렌드와 빠른 기술적 변화에 대응해서 독보적인 플랫폼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우리의 핵심 역량이 아닐까 생각한다. 소프트웨어는 아무것도 없다. 모든 것이 사람, 사람과의 관계에서 나온다. 사람을 빼면 자산이라고 할 게 거의 없다. 직원들에게도 “생산성을 결정하는 것은 사람 간의 관계와 태도이다. 갖고 있는 지식이 결정적이지 않다.”라고 항상 이야기하는 편이다. 그래서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우리가 직접 공부하고, 고민하고, 방법론을 찾아 나가야 한다.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자료로 뒤늦게 공부해서는 눈에 띄게 뛰어난 제품을 만들어내기 어렵다.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시각을 확보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므로 직원 교육에 힘쓰고 있다. 그래서 교육 예산은 한 번도 축소한 적이 없다.
    • 소프트웨어는 결국 브랜드다
    • 오랫동안 국내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해외에 진출하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거의 모든 회사가 실패했거나, 실패에 가까운 경험을 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6년 전에 내린 결론은 ‘타지에 깃발을 꽂고 법인을 만드는 게 비즈니스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 방법으로 성공할 확률은 1%도 되지 않는다. 그럼 대안이 무엇인가. 글로벌 M&A이다. 지난해 투비소프트가 미국 넥사웹(Nexaweb) 테크놀로지를 인수해 현지법인화한 배경이다. 소프트웨어는 결국 브랜드라고 본다. 어느 시장에서든 브랜드가 구축되어있지 않는 소프트웨어는 살아남기 힘들다. 소프트웨어 회사는 자국과 비교했을 때 후진국으로 가서 사업하기는 힘들고 선진국으로 가서는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결국 시간과 비용과의 싸움을 벌여야 하는데, 브랜드도 없는 회사가 미국이나 일본 시장에 가서 ‘깃발을 꽂고’ 기지를 구축하고자 한다면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그걸 최단시간 내로 극복할 방법이 M&A이다. 다만 M&A에는 많은 자금이 필요하고, 타겟 회사가 있어야 하며, 해당 회사가 매각 의지도 있어야 하거니와 생각하고 있는 매각 조건도 맞아야 한다. 지난한 과정이나 성공만 한다면 해외 진출의 문이 열린다. 우리는 운도 따라주었던 것 같다. 넥사웹은 근래 들어서 경영이 어려워진 경쟁사였고, 여러 조건이 맞아떨어져서 M&A를 성사시킬 수 있었다. 아직은 인수 초기 단계라 성패를 논하기에는 시기상조이지만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는 어느 곳이든 기회가 닿는다면 추가 M&A를 진행할 생각이다. 투비소프트는 글로벌 사업에서 성과를 거두는 것이 궁극적인 지향점이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미국과 일본 법인 중 하나 정도는 해당 주식시장에 상장시킬 계획이고, 전 세계 UI·UX 시장의 20%를 점유하는 것이 목표이다.
    • 소프트웨어 정책 조언
    • 정부의 지원 제도는 외국과 비교하면 도대체 무엇을 신청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많다. 그러나 조금 아쉬운 건 지원 제도가 분산되어 있다는 점이다. 넓게 분포된 지원 제도의 범위를 줄이고 특정 분야에 집중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소프트웨어 회사의 체질을 강화하고 취약한 산업 구조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는 망할 회사는 망하고, 클 수 있는 회사는 커야 한다. 어중간한 상태에 놓이면 망할 회사는 망하지 않게 되고 클 수 있는 회사는 커지지 못한다. 정부가 해주어야 할 가장 큰 역할은 역시나 건전한 시장을 조성하는 데에 있지 않을까. 외국산 소프트웨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점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소프트웨어의 가격을 제값에 인정해주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는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결국 시장 기능상의 문제인 것 같다. 외국에서는 창업가 본인의 자금으로 벤처 기업을 경영하지 않는다. 벤처캐피털의 투자금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잘못되었을 경우에도 서로 리스크가 적다. 벤처캐피털 입장에서는 포트폴리오상 모든 투자 회사가 잘 된다고 보지 않으며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감당하고 투자 결정을 내리기 때문이다. 창업가 입장에서는 무엇이든 도전하기 마련이니 정부가 굳이 개입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시장이 제 기능을 해주지 못하니까 정부가 직접 나서 투자를 지원해주고 있다. 시장의 순기능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소프트웨어 산업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말 잘할 수 있는 분야이다. 소프트웨어는 논리력뿐만 아니라 감성도 있어야 하는데 우리처럼 많은 재능을 갖추고 있는 민족이 드물다. 그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산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용유발 효과도 높다. 현재 소프트웨어를 한다는 인력은 전체적으로 증가했지만, 대부분이 코딩에 치우치고 있다. 소프트웨어의 핵심은 구조를 만들어낼 줄 아는 아키텍처링에 있는데, 이걸 잘하는 인력은 과거보다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그 말인즉슨 소프트웨어 산업이 점점 더 취약해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 식어가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희망적인 건 산업 환경이 점차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 김형곤 대표는 회사 내에 별도의 개발 생태계 조성 부문을 두고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파이를 키우기 위한 생태계 조성에 정성을 쏟고 있다. 플랫폼 사업을 하는 회사로서 “제품이 빛이 나려면 이걸 주무를 수 있는 사람이 많아져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투비소프트는 넥사크로플랫폼 개발자 커뮤니티인 ‘플레이 넥사크로(http://www.playnexacro.com)’에서 개발자 개개인들이 만든 코드들과 습득한 신기술 정보를 자유로이 공유·축적하며 생태계의 장을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그는 이 커뮤니티에 대해 “개발자들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다가 장벽에 가로막히면 대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아낸 샘플을 활용한다. 그런데 그게 저작권 이슈 등 위험이 크다. 우리의 플랫폼에서 공유되는 코드는 최소한 저작권 이슈가 없다.”고 소개했다. “소프트웨어 회사가 왜 그런 걸 하느냐.”며 이상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지만, 그는 개발 생산성과 고객에게 돌아갈 혜택, 그리고 앞으로의 회사의 운명을 하나로 엮고 있었다. 고객사로부터 종종 “투비소프트 제품 아니었으면 (프로젝트를) 끝내지도 못했을 것”이라는 말에 심장이 뛴다는 김형곤 대표. 미당 서정주 시인의 표현을 빌자면, 오늘의 투비소프트를 키운 것은 팔할(八割)이 ‘고객의 고민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 인터뷰: 공영일 선임연구원, 안경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