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 도시 대구의 신성장동력 산업 물류비용 들지 않는 기업 우선해야 YAP 등 유망 모바일 플랫폼 기업들 텍폴에 유치, 비즈니스 생태계 조성
필자는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어언 30년 만에 매일신문의 지면을 통해 지역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점에 먼저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10여 년 전 동대구역에 도착해 택시를 잡아타고 근처 장례식장에 간 적이 있다. 거리가 너무 짧아서 장시간 택시 정류장에 대기한 택시기사님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얼마 전 그때와 마찬가지로 다시 동대구역에 내려 택시를 타고 장례식장에 가게 되었다. 민심을 파악하기 가장 쉬운 방법은 역시 여러 사람을 상대하는 기사님들이 아닐까 싶어 여러 가지를 여쭤보니 대구의 경제 상황이 10여 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 택시기사님이 전하는 대구 민심이었다.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대구시가 대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필자의 기억으로도 정부와 시가 추진한 굵직한 국책 사업으로는 밀라노프로젝트, 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 글로벌 의료관광도시, 신서혁신도시, 대구테크노폴리스와 대구국가산업단지 등이 있다.
하지만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총 6천800억원이 투입된 밀라노 프로젝트는 대구의 산업구조를 혁신해 지역민의 소득을 높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009년에는 국내 의료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정부와 시가 4조6천억원을 투입하여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 역시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2010년 삼성의 바이오 시밀러 사업지를 대구 신서가 아니라 인천 송도에 내준 것은 두고두고 후회가 되는 시 행정의 오판이라 판단된다.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발맞추어 시작한 글로벌 의료 관광도시 역시 경쟁도시인 부산에 밀려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밀라노프로젝트, 의료복합단지, 바이오 시밀러 사업, 그리고 글로벌 의료관광도시가 대구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지 못하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먼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필자는 그 원인을 지나친 정치권 의존 정책 때문이라 생각한다. 기업은 이윤이 보장되지 않으면 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기본 명제를 대구시는 다시 한 번 인지할 필요가 있다. 정부 정책을 통해 기업을 유치하기보다는 기업이 대구에서 비즈니스를 하여 이윤을 창출할 수 있도록 기업지향적 토양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대구는 지리적으로 다른 대도시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불리하다. 공항이나 항만 시설을 갖추고 있는 부산과 인천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내륙이기에 가질 수밖에 없는 교통의 한계성을 극복할 수 있는 당근책의 제시가 절실하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라도 알 수 있다. 지금까지의 시 행정이 기업에 이러한 당근책을 제시한 행정이었는지, 아니면 기업 위에 군림한 행정이었는지를 한 번쯤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이제 대구는 변해야 한다. 변하지 않으면 도태할 수밖에 없다. 시과경천(時過境遷)이라는 말은 ‘시간이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는 의미이다. 1950년대 전쟁 피란민과 베이비붐 시대에 값싸고 풍부한 노동력으로 섬유산업이 성장했다면 환경이 급변한 지금은 신성장 산업을 찾아야 한다. 그러면 지리적 환경적 여건을 고려한 현재 대구의 신성장 산업은 무엇일까 고민할 필요가 있다. 내륙에 위치하고 있어 물류비용을 고려한 사업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즉 물류비용이 들지 않는 디지털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유치활동을 한다면 자연스레 기업들이 대구에 투자할 것이다.
필자는 아직은 생소하고 전도 유망한 옐로모바일, YAP, 네시삼십삼분, 우아한형제들, 채널브리즈, 더블유게임즈 같은 모바일 플랫폼 기업들을 대구테크노폴리스에 유치하고, 지역 대학과 산학연(을) 협력을 통해 비슬밸리를 형성해 모바일 비즈니스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대구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지 않을까 한다.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모바일 비즈니스 생태계 조성을 통해 대구의 신성장동력이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필자가 가진 얄팍한 지식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대구의 발전을 위해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